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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페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상표 5종 출원…'코인 전쟁' 본격 점화

공장KING 2025. 6. 28. 11:17

네이버페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상표 5종 출원

정치권의 드라이브와 업계의 '골드러시', 그리고 한국은행의 '신중론'이 맞부딪히다

2025년 대한민국 금융 시장의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단연 '원화 스테이블코인'입니다. 최근 네이버페이가 관련 상표권을 대거 출원하며 시장 선점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이는 은행, 핀테크, 게임사를 아우르는 업계 전반의 '골드러시' 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 이면에는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을 필두로 한 금융 당국의 깊은 우려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기대와 우려, 그 팽팽한 대립을 상세히 분석합니다.


1. 시장 선점을 위한 '상표 전쟁' : 너도나도 뛰어든다

특허정보검색서비스(키프리스)에 따르면, 네이버페이는 NKRW, KRWZ, KRWNP, NWON, KRNP 등 총 5가지 상표를 '암호화폐 금융거래업'으로 출원하며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습니다. 박상진 네이버페이 대표는 "온·오프라인의 방대한 인프라와 리스크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적 안착을 이끌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네이버페이뿐만이 아닙니다.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은 업계를 가리지 않고 확산되고 있습니다.

  • 은행권: KB국민은행(KBKRW), 하나은행, 카카오뱅크
  • 핀테크/결제사: 카카오페이, 미래에셋컨설팅, NHN KCP
  • 게임사: 넥슨

이처럼 다양한 기업들이 상표권을 선점하는 것은,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시 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됩니다.

2. 왜 지금 스테이블코인인가? : 성장성과 정치권의 기대

업계가 이토록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한국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2025년 5월 말 기준 2,309억 달러(약 318조 원)**를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의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의 장점으로 ▲저렴한 거래 비용 ▲빠른 속도 ▲무허가성(Permissionless) ▲프로그래밍 가능성을 꼽으며, "미래 경제를 뒷받침할 새로운 화폐"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정치권도 힘을 싣고 있습니다.

  •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경쟁력이 충분하며, 우리가 글로벌 질서를 주도할지는 현재 대응에 달렸다"며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발의.
  • 국정기획위원회: 한국은행을 향해 "시대의 요구이자 흐름"이라며 "전향적으로 해야 한다"고 신속한 추진을 촉구.

정치권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지배하는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제도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입니다.

3. '그러나, 신중해야 한다' : 한국은행과 글로벌 기관의 경고

장밋빛 전망과 달리, 금융 안정과 통화 주권을 책임지는 기관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핵심 우려사항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있다고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돼야 한다는 주장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으며, 다음과 같은 잠재적 위험을 지적했습니다.

  1. 오히려 달러 지배력 강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있다고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안 쓸 것인가?"라는 그의 반문처럼,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다른 코인과의 교환을 용이하게 해 오히려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2. 통화정책 유효성 약화: 감독이 어려운 비은행권(핀테크, 게임사 등)에서 스테이블코인이 무분별하게 발행될 경우,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3. 금융 불안정 위험 (코인런): 소규모 발행사의 운영 실패나 외부 충격 시, 대규모 환매 요구(코인런, Coinrun)가 발생하며 금융 시스템 전반에 불안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4. 불법 자금 통로 악용: 외국환거래법 규제를 우회하는 불법 자금 세탁이나 자본 유출의 통로로 악용될 가능성을 경계합니다.

글로벌 기관의 시각

  • 국제결제은행(BIS): 스테이블코인 확산이 신흥국의 통화 주권을 약화시키고, 위기 시 대량 매도(패닉셀)로 금융시장 혼란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 HSBC: 한국의 높은 신용카드 사용률을 고려할 때,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실생활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현실적 한계를 지적했습니다.

4. 대안은 '은행권 우선 도입' : 단계적 접근을 말하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 한국은행이 내놓은 해법은 '단계적·점진적 도입'입니다. 유상대 부총재는 "안전판을 마련하자는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금융 규제 수준이 높고 감독이 용이한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먼저 도입해본 뒤, 그 효과와 안정성을 검증하며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혁신을 수용하되,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절충안인 셈입니다.

구분 찬성 (적극 도입론) 반대 (신중론)
주요 주체 정치권, 핀테크·게임 업계, 해시드 등 한국은행, BIS, HSBC 등
핵심 논리 글로벌 경쟁력 확보, 신산업 육성, 거래 효율성 증대 통화 주권 약화, 금융 불안정, 정책 유효성 저하
제안 민간 주도의 신속한 법제화 은행권 중심의 점진적, 단계적 도입

결론: 상표 출원은 시작일 뿐, '신뢰'와 '제도'가 성패를 가른다

네이버페이를 비롯한 수많은 기업의 상표권 출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그러나 이는 전쟁의 시작일 뿐, 승패를 결정하는 변수는 기술력이 아닌 '제도적 안정성'과 '시장의 신뢰'입니다.

혁신을 향한 민간의 열정과 금융 안정을 지키려는 정부의 책임감이 조화를 이룰 때,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비로소 단순한 투기 자산을 넘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인프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과열된 경쟁을 넘어, 투명한 감독 체계와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